편의점 야간 알바를 하며 버는 시급은 9,860원. 하루 8시간, 주 5일을 채워도 한 달에 150만 원 남짓. 그중 월세, 교통비, 식비를 빼고 나면 손에 남는 돈은 턱없이 적다. 이런 상황에서 배당금으로 생활한다는 말은 마치 판타지처럼 들렸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내가 버는 이 시급을 주식이 대신 벌어준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질문은 곧 나의 투자 목표가 되었다. 언젠가는 배당금이 알바비를 넘는 날을 상상하며, 나는 배당 성장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글은 시급 인생을 살던 내가 어떻게 배당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 그 현실적인 과정과 전략을 담고 있다. 아직 완성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언젠가 같은 목표를 세운다면,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1. 시급 노동자가 찾은 복리의 마법
일반적인 소액 투자자들에게 배당주는 매력 없어 보일 수도 있다. 주당 몇십 원 주는 거 뭐가 대단하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처음 삼성전자 주식을 2주 보유하고 받았던 배당금은 단돈 342원이었으니, 그 말도 이해된다.
하지만 내가 배당에 꽂힌 이유는 단순히 그 금액 때문이 아니었다.
바로 복리 때문이다.
복리의 진짜 무서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점이다. 특히 배당금으로 다시 주식을 매수하는 구조를 만들면, 자동 복리 시스템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이게 바로 소액 투자자에게 배당주가 중요한 이유다.
게다가 배당 성장주는 단순히 배당만 많이 주는 종목이 아니라, 매년 배당금이 조금씩 올라가는 회사다. 미국의 대표적인 배당 귀족 기업, 코카콜라나 P&G 같은 회사들은 수십 년간 매년 배당을 인상해왔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 KT&G, 삼성전자 등은 안정적으로 배당을 늘려온 기업들이다.
이런 배당 성장주에 월급 일부를 꾸준히 투자한다면, 내 자산은 조금씩 커지고 배당금도 매년 늘어나고 그 배당금으로 다시 주식을 사면 복리가 나를 위해 일하기 시작한다.
결국 내가 목표로 삼은 건 단순한 배당 수익이 아니다.
시급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수익의 흐름, 그 구조를 만드는 것이었다.
2. 현실적인 목표 설정
목표 없이 투자하면 흔들리기 쉽다.
그래서 나는 아주 단순하고도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다.
배당금으로 알바비를 대체하려면, 도대체 얼마가 필요한 걸까?
예를 들어 월 알바 수입이 120만 원이라고 하자. 연간 기준으로는 120만 원 × 12개월 = 1,440만 원이다.
배당금으로 이 금액을 만들려면, 연간 수익률이 어느 정도여야 할까?
보수적으로 연 3.5%의 배당 수익률을 기준으로 잡으면, 필요 자산은 약 4억 1천만 원 정도다.
말이 안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이걸 지금 당장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내 편으로 삼아 천천히 다가가는 목표라는 점이다.
나는 현재 매달 20만 원을 배당 성장주에 넣고 있다.
연 수익률 3.5%, 연 240만 원 투자로 복리 계산을 해보면, 약 20년 후에는 1억 원 이상 자산이 형성되고, 그로부터의 배당금만 해도
연 300~400만 원에 이를 수 있다. 물론, 배당이 매년 성장한다면 이 숫자는 더 올라간다.
이 목표를 세운 이후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바로 흔들리지 않는 기준이었다.
단타 유혹이나 이슈 종목, 급등주 등 이런 것들이 눈앞에 보여도 그것이 나의 장기 배당 포트폴리오에 맞는가? 라는 질문 하나로 판단이 쉬워졌다.
내 투자의 중심은 단기 수익이 아니라, 나중에 내가 일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3. 배당 중심 포트폴리오 만들기
배당 투자라고 해서 아무 기업이나 사면 안 된다. 특히 고배당이라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배당률이 지나치게 높은 회사는 실제로는 사업이 불안하거나, 주가가 크게 빠져서 배당률이 높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나는 아래 기준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배당 성장주 선정 기준
지속적으로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는지, 배당금이 최근 5년 이상 꾸준히 증가했는지, 배당 성향이 30~60% 사이인지를 보았다.
그리고 부채비율이 지나치게 높지 않은지,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지 않은지도 살펴 보았다.
이 기준에 따라 내가 선택한 주요 종목은 다음과 같다:
먼저, 국내 대표 배당 성장주로 연 2~3% 수준이지만 성장성도 고려한 삼성전자,
두번째는 안정적인 캐시플로우인 연 배당률 약 5%의 KT&G,
세번째는 미국 배당 성장 기업 50개 이상에 분산 투자가 가능한 타이거 미국배당귀족 ETF, 그리고
미국 배당귀족의 대표 종목인 코카콜라와 프록터앤갬블을 선정했다.
매수 습관과 자금 운용
매월 20만원을 고정 금액으로 자동 이체해 매수하고, 시황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ETF와 종목을 혼합해 투자한다.
배당금은 계좌에 쌓아 두지 않고 전액 재투자하고,
특히 ETF를 활용하면 개별 기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장기 투자에 더 적합하다.
나는 국내 배당 ETF와 미국 배당귀족 ETF를 각각 40%, 60%로 비중을 나눠서 리밸런싱하고 있다.
마무리
배당금이 알바비를 넘는 날이라는 목표는 단지 숫자의 싸움이 아니다.
그건 나에게 있어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고, 돈이 대신 일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이었다.
배당 성장은 느리고, 소액 투자자의 길은 더디다.
하지만 꾸준히 걷는 사람만이 언젠가 배당으로 월세를 내고, 밥을 사고,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작아 보이는 나의 배당금도, 언젠가는 나의 하루를 책임져줄 큰 흐름이 될 거라 믿는다.
그날까지, 오늘도 한 주씩 주식을 사 모은다.
배당금이 알바비를 넘는 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