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처음 투자를 시작할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있다.
바로 ETF로 시작해야 할까, 아니면 개별주를 직접 골라야 할까 하는 것이다.
특히 매달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 10만 원, 혹은 그 이하인 경우에는 선택이 더욱 어렵다. ETF는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재미가 없어 보이고, 개별주는 수익을 크게 낼 수 있을 것 같지만 동시에 손실도 두렵다.
나 역시 비슷한 고민을 했다. 편의점 알바로 번 돈 중 매달 10만 원 정도를 투자에 쓰기로 결심하면서, 처음엔 몇몇 유명한 개별 종목에 눈을 돌렸고, 동시에 ETF도 조금씩 사보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둘의 차이를 체감했고, 결국 나에게 더 맞는 방향을 찾아갔다. 이 글에서는 소액 투자자 입장에서 실제 겪었던 ETF와 개별주의 차이점, 그리고 각자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1. 투자 초보에게 ETF는 훈련장이다
투자를 막 시작했을 때, 나는 삼성전자, 네이버 같은 믿을 수 있어 보이는 대형 개별주에 눈이 갔다. 주가도 잘 알고 있고, 뉴스에서도 자주 언급되니까 익숙했다. 하지만 막상 매수를 하고 나니 생각보다 불안감이 컸다. 하루에도 몇 번씩 주가를 들여다보고, 조금만 떨어져도 괜히 조급했다.
그러다 ETF에 대해 알게 됐고, 처음으로 KODEX 200이라는 국내 대표지수를 따라가는 ETF를 샀다. 이 ETF는 코스피에 상장된 대형 우량주 200개를 지수화해서 묶은 상품이다. 말하자면 주식시장 전체에 골고루 투자하는 느낌이었다.
ETF의 가장 큰 장점은 하나만 사도 여러 종목에 동시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KODEX 200을 사면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LG화학 등에 동시에 분산 투자하는 셈이다. 단 1만 원으로도 분산이 가능하다.
소액 투자자에게 이건 엄청난 장점이다.
또한 ETF는 기업 실적 발표나 갑작스러운 뉴스에 덜 민감하다. 개별주는 악재 하나에 주가가 크게 빠지기도 하지만, ETF는 여러 종목이 섞여 있어 리스크가 분산된다.
무엇보다 ETF는 주가를 덜 자주 보게 됐다. 기대 수익률이 크진 않지만, 오히려 그게 마음을 편하게 만들었다. 초보자에게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몸으로 느끼게 됐다.
처음 1~2년은 ETF로 투자 감각을 익히고, 시장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접근법이었다.
2. 개별주는 성장과 불안이 공존한다
ETF로 어느 정도 투자에 익숙해진 후, 나는 다시 개별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번엔 단순히 대기업이 아니라, 내가 자주 사용하는 앱이나 브랜드를 기준으로 종목을 골라봤다. 예를 들어 내가 자주 주문하는 배달 앱 운영사, 혹은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패션 브랜드의 모회사 같은 곳이다.
그렇게 몇 종목을 직접 분석하고, 리포트를 찾아보고, 커뮤니티의 의견도 참고하면서 하나씩 매수했다. 확실히 ETF보다는 재미가 있었다. 내가 고른 종목이 상승하면 성취감도 컸고, 배당도 직접 받을 수 있어서 만족감이 높았다.
하지만 문제는 하락장에서의 멘탈 관리였다. 개별주는 시장 전체가 오르는 와중에도 떨어질 수 있다. 혹은 시장은 하락세인데, 내가 고른 종목만 더 크게 빠질 수도 있다. 이때는 투자 판단이 맞았는지 끝없이 자문하게 되고, 괜히 팔고 싶어진다.
또 하나의 단점은 분산이 어렵다는 점이다. 소액으로 여러 종목을 고르다 보면 투자 금액이 너무 쪼개져 수수료나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게다가 종목을 고르는 안목도 쉽지 않다. 뉴스나 증권가 리포트를 보는 눈이 없으면, 테마주나 유행에 휩쓸리기 쉽고, 실제로 나도 몇 번은 그랬다. 2차전지, 메타버스, 게임주 등 유행을 좇아 샀던 종목은 대부분 단기 반등 후 하락해 손해를 봤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개별주는 어느 정도 투자 경험이 쌓인 후에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수익도 크지만, 리스크 관리가 되지 않으면 손실 역시 클 수 있다.
3. 결론은 ETF로 기반을 다지고, 개별주는 양념처럼
지금의 나는 매달 10만 원 정도를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이 중 약 70%는 ETF에, 30%는 내가 신뢰하는 개별 종목에 나눠서 투자하고 있다. 이 비율은 내 경험과 실수를 바탕으로 만든 나만의 룰이다.
ETF는 안정적인 기초 체력 같은 존재다. KODEX 고배당, TIGER 미국배당귀족, KINDEX S&P500, ARIRANG ESG 등 여러 테마와 지수를 고루 섞었다. 이 자산들은 매달 자동 매수로 꾸준히 쌓이고 있으며,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매도하지 않는다. 이게 바로 나의 투자 근육을 기르는 방식이다.
반면 개별주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한다. 2~3개의 종목을 길게 가져가거나, 확신이 있는 테마가 있을 때만 소액으로 들어간다. 예를 들어 최근에는 AI 반도체 분야에 관심이 있어 관련 종목을 조사한 뒤 천천히 비중을 늘리는 중이다. 다만 전체 포트폴리오에 큰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항상 30% 안으로 제한한다.
이러한 전략 덕분에 나는 하락장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상승장에서는 개별주의 수익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다. 이 비율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소액 투자자일수록 ETF를 중심에 두고, 개별주는 양념처럼 활용하는 게 현실적이고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마무리
ETF와 개별주 중 무엇이 더 좋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소액 투자자라면 안정성, 분산, 심리적 안정감 측면에서 ETF가 훨씬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개별주는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동시에 수익률도 높지만, 그만큼 멘탈 관리와 분산 전략이 중요하다.
나는 투자 초반 ETF로 시장을 배우고, 이후 개별주에 도전하면서 내 투자 스타일을 찾아갔다. 투자에 왕도는 없지만, 방향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매달 10만 원이라도 꾸준히 투자하면, 그 돈은 복리를 타고 생각보다 빠르게 자라난다. 어떤 방식이든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이다. 그 지속 가능성을 위해, 지금 내게 맞는 선택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소액 투자자의 최적 전략이 아닐까.